신정부 디지털자산 정책…위기일까 기회일까

금융업의 기회와 위기 동시 촉발 전망

조대형 기자 승인 2022.06.17 16:11 | 최종 수정 2022.06.17 16:13 의견 0


신정부가 소비자 보호와 산업 육성으로 디지털자산 정책을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상자산을 유사한 증권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소비자 보호 및 관련 시장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정부의 디지털자산 정책은 과세 기준 상향 등 지지털자산의 투자여건을 개선하고, 소비자 보호를 통한 시장 양성화, ICO 허용과 NFT 지원 등 디지털자산업 육성 추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투자여건 개선 및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

이전 정부는 2017년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추진했으나, 가상자산의 주요 투자 세대인 2030세대의 반발로 인해 2023년 과세로 최종 결론 내렸다. 250만 원 초과수익에 대한 20% 과세는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것으로, 금융투자소득으로 인정되어 5,000만 원부터 과세되는 주식투자와 차등 적용했다. 이는 가상자산에 대한 기타소득 정의는 가상자산이 비증권적 자산이라는 인식에 기초한 것이다.

반면, 신정부는 가상자산을 증권적 자산으로 정의하고 제도적 자산으로 인식을 전환했다. 지난 1월 신정부는 2023년부터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 양도소득 기본공제금액 5,000만 원 적용에 있어, 주식소득과 더불어 가상자산소득을 포함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는 가상자산투자소득이 주식투자소득과 동일한 금융투자소득이라는 인식에 기초한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또한 신정부는 가상자산을 주식과 같은 ‘증권적 자산’으로 규정하며 가상자산이 제도권에서 정의되는 금융자산으로 인식, 소비자 보호와 산업 육성의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현 가상자산에 대한 법률(특금법)은 소비자 보호 및 시장 양성화에는 한계가 있다. 현 가상자산 관련 법안은 소비자 보호 및 산업 육성을 포함하는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자금세탁방지(AML) 및 과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 2020년 3월 제정된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은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에 기초해 자금세탁방지 의무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미국 및 일본 등 선진국은 자금세탁방지 장치와 더불어 투자자에 대한 보호 장치를 제도화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양성화 및 육성 기반을 구축 중이다. 미국은 가상자산을 증권과 상품 성격으로 구분하고, 가상자산의 성격에 따라 증권법과 은행비밀보호법(Bank Secrecy Act, BSA)을 각각 적용하여 소비자 보호를 시행 중이다.

신정부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통해 소비자 보호와 시장 육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불완전판매 등 가상자산의 부당거래 수익 전액 환수, 해킹 방지를 위한 보험제도,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규제 전환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러한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가상자산을 리스크 관리에만 초점을 두었던 기존 정책과는 다른 것으로 소비자 보호와 네거티브 규제 등을 통한 디지털자산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특히 디지털자산 기본법에는 디지털자산 거래계좌와 은행을 연계시키는 전문금융기관 육성이 포함되어 신정부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육성의지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금융기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진 바는 없으나, 해당 금융 기관의 도입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추가적 진입을 촉진, 가상자산시장 활성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ICO 허용, NFT 지원 등 디지털자산업 육성

신정부는 ICO 허용, NFT 지원을 통해 유관 인프라를 구축하고, P2E 등 메타버스와 NFT, 가상자산을 연계한 가상경제 Biz-Model도 적극 검토 중이다.

안전장치가 마련된 거래소발행(IEO)을 시작으로 가상자산 발행(ICO)도 점진적으로 허용할 전망이며, NFT 등 블록체인도 육성하는 등 가상경제 인프라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발행(ICO)은 2017년 이후 자취를 감춘 생태이며 신정부는 상대적으로 안정장치가 마련된 거래소발행(IEO)을 시작으로 ICO 발행 허용을 검토 중이다.

창작자 경제(Creator Economy) 육성과 더불어 P2E(Play to Earn)와 같은 가상경제의 신규 Biz-Model 역시 전면적으로 허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P2E는 현재 사행성 문제로 국내 운용이 불가한 상태이며,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P2E 허용 공약을 시사했으나, 최종 공약집(인쇄본)에서는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또한 디지털 가상경제 컨트롤타워인 ‘디지털산업진흥청(가칭)’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유관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가상경제 컨트롤타워인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인수위에서도 관련 공약 실현을 위해 TFT를 가동했다. 디지털산업진흥청은 디지털자산 시장 육성과 소비자 보호 등을 총괄할 전망이다.

다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신규 부처 설립은 난항이 이어질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 부서에서 해당 기능을 대체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금융산업에 대한 영향과 전망

신정부의 디지털자산 정책은 금융권의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디지털자산은 최근 주식 등 전통적 금융 시장과 관련성이 심화되고 있으며, 신정부의 디지털자산 정책 역시 금융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 IMF는 지난 1월 코로나19 이후 가상자산과 주식 시장의 상호 연관성 확대를 근거로 디지털자산과 전통적 금융 시장의 관계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IMF는 코로나 19 이후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가 확대됐으며, 가상자산이 주식과 더불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투자 수단으로 편입됐음을 주목했다.

신정부가 육성 의지를 갖고 있는 NFT, 가상자산 같은 디지털자산은 전통적 금융 상품과의 결합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금융업의 기회이자 위기로 다가올 전망이다.

전통적 금융 상품과 디지털자산의 결합은 금융업에게 신규 Biz-Model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빅테크 등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전통적 금융 시장으로 진출할 수단도 강화되기 때문이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긍정적 영향 : 신규 Biz-Model 가능성

전문금융기관, 연계 상품 개발 등 신규 Biz-Model 가능성은 금융업에 긍정적이다. 전문금융기관 육성 정책으로 은행 등 전통적 금융업 역시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같은 디지털자산의 핵심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금융기관 육성 정책 내용은 아직 구체화된 바는 없으나, 가상자산 거래소를 평가 하는 기관 또는 은행 등 전통적 기관과 연계된 디지털 금융 기관의 출범이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전통적 금융사가 전문금융기관을 직접 설립하거나, 고객, 상품 정보를 타 전문금융기관에 제공하는 등 간접적 방식으로 해당 업종에 진출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예금 등 전통적 금융 자산과 디지털자산과의 연계 서비스도 가능할 전망이나, 금융업 부수업 제약으로 빅테크 등 타산업 대비 운신의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의 부수업 규정에 디지털자산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 같이 금융기관의 직접적인 유관 시장 진출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잠재력인 높은 Biz-Model은 증권형 토큰(STO)으로, 전통적 금융상품과 STO 연계 시 다양한 금융 상품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TO는 자산을 증권형 토큰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부동산 등 자산의 유동화에 용이하다. 미국, 일본, 독일과 달리 한국은 아직 STO와 관련된 국내 관련법은 부재한 상황이나, 인수위에서 STO 발행 허용을 금융위원회와 함께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적 영향 :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가속화 우려

금융산업의 영향력 축소 가능성 및 시장 변동성 확대는 금융업에 부정적이다. 과세 시점과 과세 기준 조정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여건이 주식시장보다 유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 유동성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의 소비자 보호 조치 같은 시장 양성화는 시장의 신규 고객 유입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이에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해 가상자산의 확산이 은행 예금 감소, 신용카드 점유율 잠식, 은행 송금 업무 대체 등 전통적 금융업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빅테크의 금융 진출 수단이 확대되어 금융산업의 경쟁도 심화될 우려가 있다. 이미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업체는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금융서비스 연계 및 금융산업 진출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최근 그룹 내 NFT 자회사인 라인넥스트와 NFT 제작 및 판매 플랫폼(DOSI) 출시를 발표했으며, 가상자산, NFT 구매에 있어 네이버페이를 연동할 전망이다. 도시(DOSI)는 VISA, 네이버페이 등 26개 사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NFT 제작 및 판매, 게임, 결제, 송금을 아우르는 디지털자산 + 금융 플랫폼을 추진하고 있다.

NFT 등 디지털자산은 발행, 수탁, 운용 등 빅테크가 진입하기 어려웠던 금융 핵심 분야 진출의 주요 수단이 될 수 있어 금융산업 내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은 간편결제, 송금 등 일부 금융 서비스를 재구성(Rebundling)하는 방식이었으나, 최근에는 네이버 DOSI처럼 수탁, 운용 등 광범위하게 금융업을 포괄하고 있다.

다양한 기업의 시장 진입 및 내재화 본격화 전망

신정부 정책 기대감으로 제조 등 다양한 업종의 시장 진출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정부 이전에도 제조, 유통, 통신 등 빅테크 외 업종에서도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은 꾸준히 진행됐으나, 가상자산 등 일부 영역에서는 유보적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 이전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영향으로 삼성 등 주요 기업은 직접적인 가상자산업 진출을 자제하고 유관 기업에 대한 VC 투자 등 간접적 진출에 집중했다.

그러나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핵심 대기업들이 가상자산 발행을 비롯해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의 직접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일례로, LG전자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을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빅테크 주도 속 국내 핵심 기업들의 디지털자산 내재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과거 정부 시절부터 디지털자산 발행, 수탁, 거래소 등 관련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한 상황이다. 직접적인 시장 진입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빅테크를 비롯한 이종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본업 핵심 역량에 기초한 디지털자산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내재화(Internalization)는 디지털자산 관련 상품 개발, 유관 기술 개발과 같이 디지털자산을 기업 내부적으로 수용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삼성, LG는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본업 중심의 디지털자산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금융업 역시 핵심역량에 기초한 디지털자산 내재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은 빅테크 대비 취약한 기술 인프라와 부수업 제약으로 신사업 진출에 한계가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디지털자산 내재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디지털자산을 매개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금융업은 핵심 역량 기반의 디지털자산 내재화가 타 산업 대비 더욱 대두될 전망이다.

상품 설계 등 금융업의 핵심역량에 기초한 디지털자산 내재화가 예상되며, 이종업체와의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기술 개발과 신사업의 추진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법인 신설은 독자적인 고용 체계를 통해 단기간에 숙련된 기술 인력을 확보, 독립적 기술 개발이 용이하며 부수업 제약이 적어 신사업 추진과 해외 진출에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이미 글로벌 금융사는 금융업 핵심역량으로 디지털자산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글로벌 투자 노하우 및 폭넓은 고객층을 무기로 대출 등 전통적 금융 상품과 가상자산을 적극 연계하며 디지털자산 상품을 개발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 옵션과 선물 거래를 시작했으며, 올해 들어 비트코인 담보대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JP모건은 가상자산 부서를 별도의 법인(Onyx)으로 독립시켜 자체적인 디지털자산 인프라 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 금융업 한계를 넘어선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Onyx는 별도 법인으로 독립 후 디지털자산 기술 인력을 단기간에 대폭 충원, 블록체인 자산 플랫폼 개발 등 기술 인프라를 보강하고 가상자산 발행도 추진 중이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부상과 제도화 필요성

디지털자산의 범위가 확장되고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은 기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최근 부상하고 있는 NFT, STO 등 교환 가치를 지닌 디지털 증서까지 확대되고 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또한 메타버스의 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과 NFT, 가상자산 같은 디지털자산이 연계되면서 디지털자산의 영역이 자산성 투자에서 일상으로 빠르게 유입 중이다. 특히 NFT는 자산성 투자를 넘어 예술품, 증명서 등 일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중이다.

디지털자산이 보편적 투자처로 자리매김하면서 제도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2021년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에 가입된 고객은 총 1,525만 명이며, 이 중 실제 이용자도 558만 명에 이른다. 또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일평균 거래규모는 11.3조 원이며, 원화예치금도 7.6조 원 수준이다.

이에 디지털자산을 단순히 규제나 모니터링 대상에서 벗어나, 소비자 보호와 산업 육성의 측면을 포괄하는 제도적 논의가 필요해진 시점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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