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블록체인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동소이하다. 코로나19에 기인한 디지털·비대면 기술의 안착으로 가상자산, 메타버스,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글로벌 경제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P2E 게임’이 급성장하면서 ‘GameFi(Game + Finance)’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상자산 성장세 지속
2022년 가상자산 시장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의 성장이 워낙에 가팔랐기에 웬만한 악재가 따르더라도 큰 충격 없이 극복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가상자산 시총규모는 2.4조 달러(약 2,600조 원) 수준으로 2020년 이후 1,800% 가량 증가했다. 시장 내 추적되는 코인 총량은 12,057개이며, 거래소는 537개로 추정된다. 이는 2020년 4월 대비 2배 이상 규모다.
가상자산의 시조새 역할을 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2021년 61% 상승, 시가총액은 약 9,000억 달러로 글로벌 시총 순위 8위를 기록했다. 이는 엔비디아, 텐센트, 비자 등 대형 IT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추월한 수준이다.
그 외 선전이 돋보인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전체 글로벌 시총 15위를 기록했다.
2021년은 알트코인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알트코인 시가총액은 연초 2,290억 달러(약 270조 원)에서 현재 1조 4,360억 달러(약 1,700조 원)로 1년 만에 약 6.3배 증가했다.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거래소들의 총 예치금은 2021년 8월 기준 약 60조 원 규모로 1년 새 13배 상승했다. 이는 증시 고객예탁금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은 2022년에도 이어지질 것으로 보인다. Global Blockchain Market에 따르면, 블록체인 시장이 2019년 22억 3,548만 달러에서 연평균 성장률 36.74%를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106억 8,772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에는 ‘웹 3.0’을 키워드로 하는 알트코인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웹 3.0이란 데이터가 분산화돼 저장되고,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차세대 웹 환경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환경으로, 최근 웹 3.0을 키워드로 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계속 나오는 추세다.
SK증권에 따르면, 최근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웹 3.0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2022년은 웹 3.0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알트코인의 대장 격인 이더리움(ETH)을 잡기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메타버스 폭발적인 성장
메타버스는 2021년의 인기를 이어서 2022년에도 그 인기를 이어 가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해 2022년에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2021년 한 해 폭발적인 성장을 해왔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내년도 더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2022년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유망 테마 중 하나다. 빅테크를 비롯해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차세대 핵심 성장 부문으로 삼고 전략적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의 높은 관심은 ETF, 액티브 펀드 등 여러 투자상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 분석 보고서 역시 이미 여러 편 나와 있다.
서울대 비교경제연구센터와 경제추격연구소의 ‘2022 한국경제 대전망’에 따르면, 2022년 메타버스가 한국에서 지속될 것이라는 것에 관해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첫째로는 아바타로 대변되는 디지털 미가 활동하는 공간은 ‘소통·마케팅·욕망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아바타는 현실을 초월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런 디지털 공간은 MZ 세대들과 소통하는 경로로 중요성은 더욱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XR로 대변되는 디지털 현실의 공간은 ‘기술·미래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스마트폰을 잇는 새로운 혁신으로 XR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페이스북과 MS가 그 누구보다 열심히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 시대에 구글과 애플이 가졌던 주도권을 XR 시대에 빼앗아 오겠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셋째, 디지털 트윈은 ‘비용 절감과 안전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미 기업에서는 시뮬레이션, 자동화 등에 적용해오며,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서 활용해 왔다. 향후 디지털 트윈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업의 기본적인 활동과 함께 지속적으로 꾸준히 투자되고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NFT 시장 규모 더욱 커질 것
메타버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NFT(대체 불가능 토큰)이다. 이 NFT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블록체인 분야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댑레이더(DappRader)에 따르면, 2020년 1억 달러에 불과했던 NFT 거래량은 단 1년 만에 230억 달러 규모로 껑충 뛰었다. 디지털아트, 게임 아이템, 스포츠 카드, 팬 굿즈 등 대중적인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분야에서 NFT가 발행되고, 고가에 판매·재판매 되면서 화제를 만들어 낸 덕분이다.
현재까지 가장 비싼 가격에 판매된 NFT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디지털아트 ‘매일: 첫 500일’로, 움직이는 짧은 영상을 담은 이 디지털 파일은 소더비 경매에서 무려 6,930만 달러에 낙찰됐다. 비플의 또 다른 NFT 작품 ‘휴먼 원’도 2,900만 달러에 판매됐다.
2022년에도 NFT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NFT를 대중에 각인시킨 디지털아트 시장 규모만 봐도, 여전히 아날로그 미술품 시장 규모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 규모가 성장하는 동시에 질적인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치 있는 NFT를 선별하는 대중들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NFT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전까지 NFT를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희소성’이었다. 희소성만 있다면 재판매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고, 실제로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희소성만 보고 비싸게 NFT를 구매했다가 재판매 시장에서 가격이 크게 하락해 손실을 보거나, 새로운 구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NFT는 한정판만 발행된다는 특성상 유동성이 부족해 처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낮은 가격에 ‘급매’로 내놓기 쉬운 구조에 놓여 있다는 점도 요인 중 하나다.
이 같은 경험들이 바탕이 돼 새해에는 묻지마 식 NFT 투자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NFT를 구매할 때 희소성은 물론 NFT의 가치를 함께 공유할 커뮤니티의 규모와 지속 가능성 등을 복합적으로 따져보는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NFT 거래 플랫폼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크게는 전문 NFT 거래 플랫폼과 암호화폐 거래소 연계 NFT 거래 플랫폼이 경쟁하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현재는 전문 NFT 거래 플랫폼들이 거래량 기준 ‘톱10’ 자리를 꿰차고 있다. 현재 이들 상위 10개 업체에서 발생하는 거래량이 전체의 90%를 넘는다.
글로벌 1위 업체는 2017년 12월 설립된 개방형 NFT 플랫폼 ‘오픈씨’다. 오픈씨에서는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고 디지털아트, 게임 아이템, 도메인명까지 모든 유형의 NFT 거래가 가능하다.
선별된 작품만 판매하는 큐레이션형 플랫폼인 니프티와 슈퍼레어, 특정 서비스와 연계한 거래 플랫폼인 엑시인피니티, NBA탑샷도 상위 10개 플랫폼에 포함된다.
그러나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FTX, 업비트 등 글로벌 상위 거래소들이 NFT 시장에 뛰어들면서 2022년에는 NFT 플랫폼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생겼다.
이미 탄탄한 회원 기반을 갖추고 있고, 거래소와 NFT 플랫폼을 연동해 쉽고 간편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등 강점을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P2E 게임 급부상 초읽기
2021년 화제의 키워드로 떠오른 ‘P2E 게임’이 투자대상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댑레이더(DappRader)은 ‘2022년 블록체인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메타버스, NFT와 함께 게임파이(GameFi)를 추가했다. 게임파이는 인터넷 게임과 금융을 합성(Game+Finance)한 IT용어로, 이른바 돈을 버는 게임의 P2E 게임 산업과 연관성이 높으며, 메타버스와 NFT 시장을 동시에 아우른다.
2021년부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NFT와 접목한 P2E 시장 진출 계획을 선언하며 게임 시장의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중이다. 대표적인 게임사로 위메이드를 꼽을 수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4’의 글로벌 버전에 P2E 및 NFT 기술을 도입하며 큰 성과를 냈고, 향후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에 2022년 말까지 블록체인 게임 100개를 올리겠다는 비전 선포했다.
후발주자로 엔씨소프트와 컴투스&컴투스홀딩스,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네오위즈홀딩스와 같은 기업들도 자체적인 가상자산 도입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으로 진출할 것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NHN, 조이시티, 데브시스터즈, 선데이토즈 증 국내 대부분의 게임사들 역시 P2E 시스템을 도입한 신작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게임과 블록체인의 결합에 대해 시장에서 큰 관심을 갖는 이유는 P2E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게임시장의 규모를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게임산업 전반에서 봤을 때 아직 P2E 게임들의 숫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 국내 게임사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선 게임플레이를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특이사항 때문에 P2E 게임은 대규모의 마케팅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유저들을 유입시킬 수 있으며 초기 P2E 게임들은 특히 이러한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시스템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게임플레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어느 정도는 투자의 개념으로 게임에 과금을 할 수 있으며, 이는 게임의 ARPU(유저당 평균 결제금액) 상승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아직 이를 입증할 수 있는 표본의 수가 적긴 하지만 위메이드의 ‘미르4’나 최근 국내에서 출시된 P2E 게임인 ‘무한돌파삼국지’의 사례는 P2E가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해준다.
‘미르4’ 글로벌 버전은 출시 이후 국내 버전과 비교했을 때 큰 폭의 흥행을 기록했으며, ‘무한돌파삼국지’ 또한 중소 게임사에서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저들 사이에 입소문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면서 최고 매출 순위가 9~10위권까지 상승했다.
2022년은 게임사 전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게임사들과 비교했을 때 빠르게 P2E 게임들의 출시를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게임시장은 P2E 게임들이 흥행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P2E 게임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게임사 전반에 대해 출시일정 등 뉴스 플로우를 면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장르적으로 MMORPG와 P2E를 결합하거나 혹은 자체적으로 토큰 개발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화를 준비하는 기업들에는 더욱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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